우리들의 기부이야기
[2020필란트로피 '나의 기부이야기'] 기부에 대한 깊은고민과 135회의 헌혈
2020-12-29

작성자익*

첫 기부에 대한 경험은 외부 단체에서 아프리카 결식 아동들을 돕기 위해 정기 기부를 요청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랜 기간은 아니었지만 나름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다만, 자의적으로 이루어졌던 경험은 아니라 기부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결식 아동, 어려운 이웃 분명 우리나라에서도 도울 수 있는 이웃들이 많을 텐데 해외를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게 맞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국내 기부활동도 경험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기부라는 게 주변 사람에게 “나는 남들을 위해서 이런 활동도 하고 있어. 나는 특별한 사람이야”라고 나 스스로를 부각시키기 위한 홍보 활동처럼 여기게 되어버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교회에서 예배를 보던 중 목사님의 권유로 전 교인이 참여하는 사후 기증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안구기증, 장기기증을 신청했습니다. 죽어서 사라질 몸이라면 기증이 동참하는 게 의미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대로 타인을 위한 기부활동에 동참하고 있는 게 맞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면, 죽기 전에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원무팀에서 입원담당 업무를 수행하고 있을 때 가끔 골수이식 관련 입원 수속 업무를 처리하게 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매번 입원 수속을 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시던 ‘골수이식코디네이터’에게 골수 기증은 어떤 분들이 하시는지, 골수 기증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은 뭔지를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의외로 기증 절차가 간단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까운 헌혈의 집에 방문하여 현혈에 동참하면서 골수 기증 신청서만 작성하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말에 헌혈의 집을 방문하여 정기적으로 헌혈에 동참할 수 있도록 등록 헌혈 신청과 골수(조혈모세포) 기증을 신청했습니다.
 
성분헌혈(혈소판, 혈장)은 법적으로 2주에 한번씩 헌혈이 가능합니다.
지금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기적으로 헌혈의 집을 방문합니다.
30회, 50회, 100회를 넘어서면서 더욱 자긍심이 느껴졌습니다. 현재까지 저의 헌혈횟수는 135회입니다.
정기적으로 헌혈에 참여하는 저의 모습은 제 아이들에게도 익숙한 것 같습니다.
 
첫째 아이는 고등학교 2학년 첫 생일이 지났을 때 저와 함께 헌혈에 참여했습니다.
지금은 고3이 된 아이가 얼마 전에는 대한적십자사에서 헌혈 동참에 대한 상을 학교로 보내줬다며 저에게 자랑한 게 기억납니다.
 
정기적인 헌혈은 병원이라는 특수한 직장에 몸 담고 있는 저에게 죽기 전에 다른 생명을 위해 제게 가장 중요한 것을 기부할 수 있다는 자긍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모아진 헌혈증은 원내 동호회를 통해 다른 회원들이 기부한 헌혈증과 함께 소아암환자돕기를 위한 목적으로 병원에 기부한 바 있고 현재도 병원에 기부하기 위해 헌혈증을 한 장, 두 장 모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건강이 유지되는 한 아픈 환자들을 위한 저의 기부활동은 계속될 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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