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기부이야기
[2020필란트로피 '나의 기부이야기'] 크리스마스의 참 의미
2020-12-28

작성자익*

2019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모든 사람이 가족과, 또 연인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겨울 날, 교회에서 독거노인 가정방문 및 선물전달 행사를 진행하였다.
나와 친구가 방문한 곳은 이미 교회와 방문이 조율된 청량리의 할아버지의 집.
허름한 방 한 칸의 집은 휴대폰 지도앱에도 잘 드러나 있지 않아, 집 근처를 2바퀴를 돌아서야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해서 연락을 드리니, 참으로 선한 인상의 할아버지께서 밝은 미소로 나와 맞아주셨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서 친구와 가져온 선물을 전달해드리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사람과 대화를하는 게 참 오랜만이신지, 과거 은행장까지 했던 이야기, 사업을 하다가 크게 사기 당한 이야기, 그로 인한 충격으로 심혈관질환으로 투병한 이야기를 담담히 해주셨다.
이야기를 듣는데 그 담담함 속에 삶의 애환이 느껴졌다.
 
아무리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하지만, 사회경제적 지위의 추락과 사람의 배신, 중병의 과정 속에서 일상은 얼마나 버겁고 또 외로웠을 것인가.
이 차가운 도시, 서울에서 삶을 붙들고 꿋꿋이 살아가는 이웃이 여기 있었구나.
나와 친구가 가족의 따듯한 사랑에는 비록 미치지 못하더라도, 모두가 누군가와 함께 있을 크리스마스에 외로운 할아버지의 말동무를 해드리고, 선물을 전달드릴 수 있음에 감사했다.
그 분의 삶을 들어드리고 작은 위로가 될 수 있음에 또 감사했다.
 
자원봉사라는 이름으로 방문드렸지만, 오히려 내가 크리스마스의 참 의미를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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