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기부이야기
[2020필란트로피 '나의 기부이야기'] 무료진료봉사팀에서 만난 어느 가족의 재능기부
2020-12-29

작성자익*

올해 초까지 매월 주말을 이용하여 친구와 함께 집 근처의 이주민센터에 마련된 외국인근로자 대상 무료진료봉사에 참여해오고 있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사태로 잠정 중단되어 매월 만나던 봉사팀도 외국인 환자분들도 만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곧 벌써 연말이 다가오니, 문득 그분들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하기도하고 치료는 제대로 받고 있을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무료진료 봉사팀에는 의원을 운영하시는 의사분들과 검사실 기사님, 그리고 매번 젊은 청년과 함께 오시는 여사님이 계셨습니다.
커다란 거울을 세워두고 미용봉사를 하시는 분으로 솜씨가 좋으셔서 진료를 마친 의사선생님도 이용하실 만큼 인기가 좋았습니다.
젊은 청년은 그분의 아드님이었는데 항상 다른 봉사자들보다 일찍 도착해서 진료준비에 필요한 작업대 준비며 물품 운반에 마무리 정리까지 부지런하고 열심인 모습이었고 제가 맡은 투약팀 일도 매번 적극적으로 도왔습니다.

다른 봉사팀원들로부터 들은 얘기로는 그분의 아드님은 현재 의대 재학중인 학생으로 중고생 때부터 미용봉사를 하는 엄마를 도와 무료진료 봉사팀에 다녔던 학생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늘 진료소 밖 한켠에서 조용하고 신중한 모습으로 자신의 재능기부를 해오신 그 여사님이야말로 누고보다 자녀에게 산교육을 하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재능을 남을 위해 나누고 또 그런 부모님 모습을 자녀가 본받아 더 큰 뜻을 품게되는 재능기부 릴레이의 모습에 보기에도 너무나 흐믓했습니다.
 
남들보다 가진 게 많고 시간이나 경제적 여유가 있을 때에만 남을 돕고 기부에 동참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것
그리고 한번 시작된 기부와 봉사는 주변에 따뜻한 온기로 점점 전달되어 더 좋은 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경험이었습니다.
그 아드님이 훌륭한 의사선생님이 되어 진료봉사에 또 자녀와 함께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며 결국 자녀에게 값비싼 물건 대신 소중한 경험을 선물해주라는 말을 실감한 경험이었습니다.
우리 주변의 이런 작은 나눔들이 릴레이로 서로서로 연결고리를 이어간다면 보다 더 따뜻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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